안녕하세요? 오늘은 레진 코믹스에서 연재하고 있는 권계림 작가님의 '밍기뉴'를 소개합니다.
밍기뉴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의 제제가 의지했던 밍기뉴에서 참고한 것 같습니다.
제제가 말이 통하는 친구에게 붙여주었던 이름입니다.
여자 주인공은 '이연우'입니다. 남자 주인공은 '서채혁'입니다.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를 참고한다면, 이연우가 제제이고 서채혁이 밍기뉴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웹툰을 읽다 보면 연우가 채혁이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히려 채혁이에게 연우가 없으면 안 된다는 느낌이 듭니다.
아무튼 연우와 채혁이 모두 상처가 많은 아이들입니다. 그래서 행동하는 게 조심스럽습니다. 특히, 어린 시절 왕따를 당한 경험이 있는 연우가 그렇습니다.
연우에게서 기가 세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쭈그리지 않고 싶은 마음이 만들어낸 무수한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연우를 보면 감정이입을 하게 됩니다. 권계림 작가님의 감정 묘사가 실로 대단한 점도 있지만, 연우라는 캐릭터가 저와 닮은 점이 있어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상처가 많아서 쉽게 다가가지 못해요. 그럼에도 다가가려고 노력을 하지만, 그럴 때마다 아무렇지 않게 상처를 주는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살다 보면 다들 그런 경험이 많이 있지 않나요? 그래서 연우가 이해됩니다.
연우가 그럴 수밖에 없는 캐릭터라는 것을 겪어보면 다 알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밍기뉴인 채혁이도 상처가 많은 캐릭터입니다. 채혁이는 의지할 사람과 사랑이 필요한 캐릭터입니다. 아버지에게서 가정 폭력을 당하고, 이상한 아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쓴 채 실험을 당하면서 몸과 마음이 망가질 대로 망가진 아이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사랑을 바라서 모든 사람에게 친절합니다. 내면 깊이 혹시 하는 마음이 있는 것 같아요. 아마 무의식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밍기뉴>는 단순히 설레는 웹툰이라고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연우와 채혁이가 힘들어하고 상처받는 감정선이 너무나도 풍부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게 독자의 공감을 충분히 일으킬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어쩌다 발견한 7월>과 <십이야>의 무류 작가님이 판타지나 로맨스, 너무나도 그리워하는 마음을 미친 듯한 그림체와 서사로 풀어낸다고 생각하겠습니다.
그렇다면 <밍기뉴>의 권계림 작가님은 어린 시절에 상처를 받았지만 살기 위해 이겨내야만 했던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너무나도 현실적인 감정라인과 울컥할 듯한 문구들이 마음을 적신다.
이것이 제가 이 작품을 추천하는 이유입니다. 설령 설레는 부분이 많지 않아도 <밍기뉴>를 한번쯤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기억에 남는 대사를 적어보겠습니다. 몇몇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내겐 너무나도 현실이고 사실로 느껴졌습니다. 물론, 기억나는 대로 적는 거라 대사가 정확하진 않는다.
'그 와중에 해랑이도 남이라고 눈물이 나오지는 않았다.'
연우의 독백이었다. 연우는 선우겸과 헤어진 직후에 해랑이와 만나 술을 마셨습니다. 보통 사람이 힘이 들면 술에 의지한다고 합니다. 연우 역시 해랑이와 함께 술을 마셨습니다. 그러면서 겉으로는 말을 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연우는 울 수 없습니다. 해랑이는 언젠가 배신하고 돌아설지도 모르는 '타인'이기 때문에 타인 앞에서 울지 못합니다.
연우는 외로운 사람입니다. 그리고 아픈 사람입니다.
그리 생각하며 잠시 휴대폰을 놓고 고개를 숙인 나도 외롭지 않은 사람은 아닐 것입니다.
'나에게 잘 대해줬던 사람이 몇 없어서 잘 대해주는 사람은 떨쳐내기가 힘들어.'
이것도 연우가 말했습니다. 요즘 참 많이 듣는 단어가 하나 있다. '손절'.
거를 사람은 빨리 거르고,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게 더 낫다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나는 '손절'을 잘 못한다. 하더라도 시간이 정말 많이 필요하다. 예쁘게 말하면 '추억'이고 나쁘게 말하면 '시간' 때문이다.
연우는 나에게 잘 대해줬던 사람이 몇 없다고 말했다. 잘 대해준 사람이라는 이유로 나도 잘 대해본다. 그러나 나중에는 당연해진다. 오히려 뻔뻔해진다. 그럼에도 잘 대해준 기억 탓에 떨쳐내기 힘들다.
요즘 다시 생각해본다.
나에게 잘 대해준 과거의 기억이 현재의 나를 힘들게 한다면, 과감하게 놓는 것도 용기일 것이다. 아무리 예쁜 과거라고 하지만 과거가 예쁘게 남을 수 있는 건 현재가 아름다울 때만 가능한 일이다. 그걸 조금씩 깨달아가고 있다.
'내 감정을 읽어도 감정의 의미까지는 모를 거라 생각했다.'
작품의 초반에 나왔던 것이다. 역시 연우가 생각했던 것이다. 밍기뉴는 연우에게 다가왔다. 자신이 누구인지 확인하라고 했다. 하지만 연우는 마스크를 벗기지 못했다. 밍기뉴는 연우에게 소중한 존재이다. 모든 것을 다 놓고 밍기뉴에게 갈 수 있을 만큼 소중하다.
그러나 그 당시는 연우 인생에서 처음으로 친구관계가 괜찮았던 순간이었다. 그래서 연우는 친구를 놓을 수 없었다. 밍기뉴를 알게 되면 친구를 놓을까봐 두려웠던 것이다.
이기적인 선택이다. 하지만 연우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누구에게도 버려지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하나를 선택했다가 그 하나에서 버려지면, 이미 놓아버린 다른 하나로 돌아갈 수 없다. 그러면 정말 세상에 혼자가 된다. 연우가 이 두 가지를 고민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연우는 그런 혼란스러운 감정을 밍기뉴가 모를 거라고 생각했다. 그게 어떤 의미인지는 모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연우의 착각이었다.
이 밖에도 <밍기뉴>를 보다 보면, 정말 공감가고 가슴 아픈 문구들이 많다.
주로 인물들의 독백으로 나오는데 어쩌면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까 싶다.
자세한 건 직접 <밍기뉴>를 읽어보는 걸 추천한다.
간단하게 이 웹툰을 추천해주고 싶은 사람들을 적어보겠습니다.
저는 학창시절에 상처가 많은 사람, 사람이 무서워서 다가가기가 겁이 나는 사람, 마음이 울적해서 잔잔한 울림을 느끼고 싶은 사람, 멘탈이 지쳤는데 강한 척 아닌 척 힘들게 살고 있는 사람, 예쁜 문구나 대사를 좋아하는 사람, 마음이 힘든 사람들에게 추천합니다.
또한, 갑자기 사랑에 빠지고 서로가 세상에서 제일 애틋한 척, 사기캐인 척하는 이야기가 이해되지 않아서 그게 사이다인지 모르겠는 사람들에게도 추천합니다.
사실 <밍기뉴>라는 작품 하나 본다고 상처가 치유될 거라 기대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공감'을 찾을 수 있어서 좋았다.
온통 신데렐라 스토리 or '난 잘났어, 난 똑똑해.' 하면서 세상을 바꾸는 '엥?'스러운 걸 걸크러쉬라고 표현하는 스토리들이 좀 의아했다. 취향 차이인 것은 안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런 이야기들이 주를 이뤄서 아쉬웠다.
상처를 잘못 건드리면 그 또한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는 걸 알지만, 그럼에도 그 부분을 잘 다뤄주는 작품들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
요즘 들어 그런 작품들이 조금이나마 생기는 것 같다. 그러나 워낙 '사이다'를 외치는 사람들의 수요가 많다. 그래서 상처 받은 캐릭터가 필연적으로 보여주는 답답한 행동이 담긴 작품은 소외가 되는 것 같다.
어쩌면 주인공이 아닌 사람들, 잘난 사람들 옆에서 아파하고 쓰라린 감정을 겪어내고 있지만 빛을 바래지 못한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잘난 사람들이 상처가 없다는 건 아니다. 그 사람들도 그 사람들만의 아픔이 있는 건 안다.
하지만 웹툰에서라도 잘났으면 좋겠다는 심리가 반영된 걸까. 잘나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드물어서 그 사람들의 이야기가 듣고 싶다. 엑스트라보다도 평범해서 거들떠보지 않더라도, 그만큼 보편적인 상처가 또 있을까 싶기도 하다.
'콘텐츠 Content > 웹툰 Webto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렘] 이겨울-연애 싫어 (0) | 2019.01.21 |
---|---|
[설렘] 이온-슈퍼 시크릿 (0) | 2019.01.19 |
[설렘] 천계영-좋아하면 울리는 (0) | 2019.01.18 |
[설렘] 아오이 우미-카카오 79% (0) | 2019.01.17 |
[설레는 웹툰] 무류-어쩌다 발견한 7월 (0) | 2019.01.14 |
[설레는 웹툰] 플라비/김윤지 - 내 남자사람친구 (0) | 2019.01.13 |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 119화 (2) | 2017.05.29 |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 파랑새 (0) | 2017.05.22 |
댓글